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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에서 찾은 행복"
2014. 12.02(화) 16:16
독서·토론선도학교 수업 공개를 겸한 학부모 대상 수업 공개를 마쳤습니다. 교단에 서 있는 한 어디 수업의 마침표가 있겠습니까마는 수업 공개를 마치고 나니 한 고개를 넘은 듯 마음은 조금 홀가분합니다.

수업이란 고도의 테크닉입니다. 또한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교사의 능력을 드러내는 현장이기도 합니다. 쉬운 수업이란 결코 없습니다. 매시간이 새로운 도전이요 아이들과의 끈기의 싸움입니다. 더욱이 선생님들과 학부모님들 모신 가운데 공개하는 수업은 변수가 많아 부담감은 더합니다.

지난 4월 초, 교장선생님의 부탁으로 전교 선생님을 대상으로 수업 공개를 한 적이 있습니다. 수업이 끝나 후에 후배 교사가 물었습니다.

“선생님은 수업이 그렇게 어렵지 않으시죠?”

“아니요, 수업이란 아는 만큼 또 갈수록 어렵습니다. 책을 단 한 권만 읽은 사람이 제일 용감하답니다.”

이번 수업공개일의 수업 역시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행복했습니다. 그 행복감은 수업을 끝내고 돌아 본 행복감이 아니라 수업 현장에서 밀려온 행복이었습니다. 아직 몇 개월의 시간이 남아 있지만 우리 아이들의 일 년은 정성을 쏟은 만큼 여물어 가고 있습니다.

3월 초엔, 어느 선생님이나 다 겪는 어려움이지만, 마치 신병 훈련을 시키는 것 같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일문일답의 단순한 학습 형태를 넘어선 서로 정보를 주고 나누는 새로운 학습 방법에 익숙지 못해 힘들어 하는 아이들 때문에 학부모님들의 우회적인 말씀도 들었습니다.

“우리 아이가 발표하기가 참 어렵다고 하네요.”

“학교가 힘든 모양이에요.”

인고의 시간이 흘러 가을입니다. 대추 한 알에도 바람과 햇빛과 폭풍우가 들어 있듯이 우리 아이들도 어려움을 딛고 성취감을 맛보며 여물어 가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 동안, 매년 그랬었지만, 매일 수업 현장을 동영상으로 촬영해서 아이들의 학습 활동 모습을 학급 카페를 통해 학부모님께 공개해 왔습니다. 솔직히 쉬운 일은 아닙니다. 매일 공개수업을 하고 있는 셈이니 말입니다. 제가 매일 수업 현장을 녹화해서 공개함은 동영상 그 자체에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건 교사의 자존심이며 교사인 저를 다듬어감이며 학부모의 알 권리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수업 공개의 날… 아이들은 평상시처럼 활발했습니다. 눈이 반짝거렸습니다. 가을 열매처럼 여문 모습이 보였습니다. 학부모님들과 참관한 교사들도 웃으며 함께한 수업이었습니다.

타 지역에서 오신 어떤 선생님께서 “아이들의 학습 훈련을 어떻게 시키셨나요?” 물어 오시기도 했습니다. 단언컨대 그건 나의 기술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맺힌 열매입니다. 씨 뿌리지 않고 거름 주지 않고도 맺혀지는 열매는 없습니다.

뒷정리를 하고 퇴근길에 후배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오늘 수업하면서 행복했는가요?”

“행복이요? 아직은 너무 부족해서 행복보다는 부끄러운 것이 더 많아요.”

물론 겸손의 말이겠지만 교사도 한 알의 대추처럼 그렇게 영글어 가는 것을 제 경험으로 알고 있습니다. 평생을 아이들과 함께 해 온 저 역시도 아직도 다듬어야 할 부분이 산더미 같은 교사입니다.

교사의 행복은 분명 아이들에게 있습니다. 한 시간의 수업을 마치고 나서 아이들로 인해 행복할 수 있다면… 그건 교사에게만 특별히 주어지는 행복이요 선물일 것입니다. 이 행복은 그 동안 덜 익은 담임을 만나 고생한 아이들, 수업 현장을 묵묵히 지켜봐 주신 학부모님들 모두가 함께 나눠야 할 행복입니다.

교사로 남은 날까지 행복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 땅의 교사들 모두가 아이들로 인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더 큰 행복을 아이들에게 안겨주고 싶습니다.

해남동초 교사 김석천


2026.10.20(화)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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