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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장의 조화로운 권한과 책임을 생각한다
2023. 03.30(목) 11:42
" 학교장의 조화로운 권한과 책임을 생각한다"

학교교육은 리더인 학교장에 따라 성패가 달라진다고 한다. 이는 학교경영에 있어서 학교장의 권한과 책임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사회조직에서 지위에 따른 권한과 책임은 비례하는 것이 원칙이다. 학교장과 같은 고위직의 권한은 크고 그에 따른 책임도 크다.

2000년을 전후하여 추진된 학교자율화 정책으로 단위학교는 학교장 책임 하에 자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학교장 중심의 단위학교 책임경영제를 위해 학교운영위원회와 학교회계 제도가 도입되었고, 교육청의 장학지도까지 폐지되었다.

우리 지역 학교장들의 권한과 책임은 조화를 이루고 있을까? 필자가 보기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많은 학교장들이 자신들의 책임은 변함없이 크지만 권한은 매우 약화되었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물론, 정당한 권한을 가진 사람은 자신의 능력과 노력으로 그 권한을 지키고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법규 면에서 정당한 권한을 가진 학교장이 권한의 약화를 스스로 인정하고 변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볼 수 있다.

학교장들의 권한 약화는 교직사회 문화에 기인한 점도 있다. 또한 보다 상위 지도자인 교육감의 학교장 권한 보호에 대한 관점과 의지도 영향을 미친다. 사실, 광주와 전남에서 지난 교육감들 시기에 교직사회에서 교원노조의 영향력이 컸었고, 이로 인해 발생한 학교장과 교원노조 간의 갈등 상황에서 교육감들은 어쩔 수 없이 노조 측의 입장을 더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어떻게 보면 교육감들도 자신들의 정당한 권한을 제대로 행사할 수 없는 상황이 연출됐던 것 같다.

필자는 언론인으로서 다양한 학교장들을 만난다. 그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학교의 본질적인 업무인 학력향상과 인성교육 방안에 대해서도 리더십이 매우 약화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학교장의 적극적인 교육활동 추진을 부담스럽게 여기는 교사들이 많고, 학교장이 책임과 권한에 따라 특별한 시책을 강하게 추진하면 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해 곤란을 겪게 만든다고 한다. 적극적인 업무 추진과정에서 불거진 오해로 권위적인 교장이라 낙인 찍히고, 인사권자인 교육감에 의해 인사조치를 당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다수의 학교장들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권한은 제한되고 있지만, 책임은 많이 져야 하기 때문에 학교발전 계획들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보다는 일상적인 관리에 치중해버린다고 한다. 학교장의 이러한 태도 때문에 학교에 부여된 공적 책임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거나, 학교가 가장 비효과적인 자유방임적 조직으로 전락해버린다면 교육에서나 사회 전반의 발전에 큰 손해가 아닐 수 없다.

우리 지역 교육계가 지난 지방선거를 통해서 새롭게 그리고 많이 변화되었다. 교직 분위기도 개선되었고, 교육감들의 학교장 자율성 확대를 위한 권한 강화 의지도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학교장들은 교육감들이 보다 공식적이고 적극적으로 권한 보장 의지를 보여줄 것을 바라고 있다. 특히, 이달 들어 새롭게 학교장으로 발령받아 어려운 직무를 수행하기 시작한 많은 신규 학교장들이 창의적이고 도전적으로 학교개혁 의지를 키울 수 있도록 격려해 주면 좋겠다. 그리고 지난 몇 년 동안 보이지 않게 움츠려 들었던 학교장들이 새롭게 리더십을 회복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기를 바란다.

어느 학교에서나 의사결정 과정에서 가장 힘들게 고민해야 하는 사람은 학교장이고, 학교교육의 결과에 대해 가장 크게 책임지는 사람도 학교장이어야 한다. 어떻든 단위학교 책임경영 체제에서 학교장들의 권한과 책임은 인정돼야 하고 제대로 작동돼야 한다. 그것이 학교교육 수요자인 학부모와 학생들의 요구라고 확신한다.

양 순 권 (전라교육신문 발행인)
2023.09.22(금)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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