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지역 중‧고등학생 75명이 세계 최장기 집회인 1298회 ‘수요집회’에 참여해 할머니들과 아픔을 함께 나누고 일본의 반성을 촉구했다.

30일 광주광역시교육청(교육감 장휘국)에 따르면 전남고, 상일여고, 숭일중, 일동중 등 광주 시내 18개 중‧고등학교 학생 75명과 교사 5명은 30일 낮 12시 서울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수요집회’에 참여했다.

집회 시작 전 11시45분에 미리 도착한 학생들은 집회 맨 앞자리에 앉아 ‘그날의 소녀들을 잊지 말아주세요’, ‘지금 나서지 않으면 부끄러운 미래가 된다’ 등 다양한 메시지가 적힌 피켓을 들었으며 굴욕적 한일 위안부합의 폐기를 외치는 자유발언을 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일본대사관에서 광화문 광장으로 이동한 학생들은 세종대왕상과 이순신 장군상 등을 둘러본 후 효창원을 방문해 백범 김구, 석오 이동녕, 청사 조성환, 동암 차이석 등 임정 요인과 윤봉길, 이봉창, 백정기, 안중근(가묘) 의사 묘역을 참배했다.

광주숭일중 3학년 박다원 학생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하상숙 할머니께서 8월28일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접하고 묵념하며 할머니들의 얼마 남지 않은 시간 안에 일본의 법적 배상과 공식 사과를 받아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자유발언 때 일본 시민단체에서 오신 분, 일본의 대학생이 일본인으로서 부끄럽다, 미안하다는 말을 하는 걸 들으면서 고마운 생각이 들었고 일본정부와는 다른 생각을 가진 일본인을 보니 문제 해결의 희망이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길원옥 할머니께서 전쟁 없이 평화를 지켜야 한다고 말씀하신 것을 듣고 평화를 지키기 위해 내가 해야할 일은 무엇인가 생각해보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밝혔다.

여정에 함께한 일동중 김태우 교사는 “교실 속 역사 수업의 한계를 들어현재와는 거리가 먼 교과서 속 과거라고들 한다”며 “이번 서울 하루 답사를 통해 참가한 수요시위는 교과서 속 과거가 아닌 현재도 계속되고 있는 역사의 현장이었기에 학생들 뿐 아니라 교사인 나에게도 의미가 남달랐다”고 소감을 말했다. 또한 “집회 시위를 처음 접해보는 학생들이 다수였는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증언을 듣는 경험을 통해 학생들이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배웠으리라 생각한다” 밝혔다.